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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호기심

[Unasked Things #6] 그림자가 말을 건다면, 나는 무슨 답을 해야 할까

그림자가 말을 건다면,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해야할까?


그림자는 언제나 곁에 있다.
햇빛이 비추는 곳, 가로등이 켜진 거리,
심지어는 흐린 창밖에도,
나와 함께 살아 움직이는 검은 형체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림자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그림자도 우리에게 말을 건네지 않는다.

만약, 어느 날 그림자가 나에게 말을 건다면 어떨까?

“왜 항상 나를 모른 척하니?”
“네가 숨기려는 마음도 다 알고 있어.”
“나는 너보다 너를 더 오래 지켜봤어.”

그림자는 나의 모든 순간을 지켜본 유일한 존재다.
기쁜 순간에도, 슬픈 순간에도,
내가 외면하고 싶었던 감정마저도
조용히 따라다녔다.

그림자는 나를 닮았다.
그러나 나와 같지는 않다.
나는 빛을 향해 나아가지만,
그림자는 빛을 피해 땅 위에 엎드린다.

나는 말한다.
“나는 너를 잊고 싶지 않았어.”
“그저, 두려웠을 뿐이야.”

그림자는 웃는다.
어쩌면 그림자는,
내가 인정하지 못한 ‘또 다른 나’였을지도 모른다.

그림자가 말을 건다는 것은,
곧 내가 나 자신에게 솔직해진다는 뜻이다.

우리는 평생 그림자와 함께 살아간다.
그러나 끝내 그림자와 제대로 대화하지 못하고,
그 존재를 당연하게 여긴 채 살아간다.

그림자가 말을 건다면,
나는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다.

그림자가 속삭인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나는 조용히 답한다.
“나도 알아. 늘 함께였다는 걸.”

빛이 꺼진 순간에도,
그림자는 여전히 내 곁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