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꺼내지 않았던 감자 하나가
서랍 깊은 어둠 속에서
스스로의 몸 위로 무언가를 틔우고 있었다.
초록빛,
그건 ‘생명’이라기보다는
‘경고’ 같았다.
⸻
우리는 가끔,
‘감자’라는 단어 안에
너무 많은 확신을 담는다.
맛있고, 믿을 수 있고,
늘 그러했으니까.
하지만 그 확신은 언제부터였을까?
⸻
어느 날,
그 감자가 묻는다.
“이제 나는,
여전히 감자일까?”
⸻
감자의 싹엔 ‘솔라닌’이라는 독이 있다.
햇빛을 너무 오래 본 결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독소.
그건,
조금 다르게 말하면
지켜지지 못한 감자의 말 없는 분노일지도 모른다.
⸻
아무도 묻지 않았다.
감자가 감자로 남고 싶었는지,
자라서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는.
그래서 우리는 버린다.
조용히, 아무 말 없이.
⸻
오늘의 쓸모없는 궁금증.
“싹이 나면, 감자는 감자가 아닌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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