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뭔가 하려고 했는데,
막상 멈춰 서면
그게 뭐였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아니, 왜 열었더라?
휴대폰을 들었다.
분명히 뭘 검색하려 했는데…
순간,
나와 나 사이에 얇은 막이 하나 생긴 듯한 기분이 든다.
⸻
우리 뇌는
동시에 너무 많은 생각을 처리하고 있어서
잠깐의 공백에도
무언가가 흘러내리듯 빠져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뇌의 실수가 아니라
조용한 ‘잃어버림’처럼 느껴진다.
⸻
우리는
계속해서 생각하고,
계속해서 반응하고,
계속해서 기억하려고 애쓴다.
그러다 문득,
그 모든 흐름이 끊기는 순간,
나는 나를 잃는다.
⸻
가끔은,
무언가를 잊은 게 아니라
잊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기억이 미끄러지는 걸지도 모른다.
⸻
오늘의 쓸모없는 질문.
왜 나는,
방금 하려던 걸
이렇게 쉽게 잊어버릴까?
그리고
그걸 잊은 내가
왜 이토록 낯설게 느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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