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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호기심

[Unasked Things #14] 무언가하려던 순간, 멈췄다

분명히 뭔가 하려고 했는데,
막상 멈춰 서면
그게 뭐였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아니, 왜 열었더라?
휴대폰을 들었다.
분명히 뭘 검색하려 했는데…

순간,
나와 나 사이에 얇은 막이 하나 생긴 듯한 기분이 든다.



우리 뇌는
동시에 너무 많은 생각을 처리하고 있어서
잠깐의 공백에도
무언가가 흘러내리듯 빠져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뇌의 실수가 아니라
조용한 ‘잃어버림’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계속해서 생각하고,
계속해서 반응하고,
계속해서 기억하려고 애쓴다.

그러다 문득,
그 모든 흐름이 끊기는 순간,
나는 나를 잃는다.



가끔은,
무언가를 잊은 게 아니라
잊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기억이 미끄러지는 걸지도 모른다.



오늘의 쓸모없는 질문.

왜 나는,
방금 하려던 걸
이렇게 쉽게 잊어버릴까?

그리고
그걸 잊은 내가
왜 이토록 낯설게 느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