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속에서
벽은 언제나 직각이다.
집 안의 모서리, 책상의 끝,
학교, 병원, 지하철역, 엘리베이터까지.
모든 구조물은 철저하게 90도에 맞춰져 있다.
왜 하필 직각일까?
처음에는 단순한 이유일 것이다.
자르기 쉽고, 쌓기 쉬우며, 계산하기 편리하니까.
벽과 벽이 직각으로 만날 때, 공간은 효율적으로 나뉘고,
가구도 딱 맞춰 넣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우리의 삶은 벽으로 구획되어 있다.
직각으로 나뉘고, 정해진 각도로 움직인다.
학교 교실, 회사 회의실, 아파트 방…
우리는 네모난 공간 안에서
정해진 방향으로만 흐른다.
모든 감정이 곡선처럼 흐르는데,
우리는 왜 직선 속에 갇혀 살아갈까?
분노는 폭발하고,
불안은 흔들리고,
사랑은 물결치고,
그리움은 둥글게 맴도는데,
왜 공간은 네모일까?
만약 벽이 둥글게 휘어 있었다면,
우리는 덜 날카로워졌을까?
서로를 조금 더 부드럽게 이해했을까?
직각은 정확하다.
하지만 정확하다는 건
때론 너무 단단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벽이 직각인 세상에서
우리는 둥근 마음을 어디에 기대야 할까?
어쩌면 벽이 직각인 이유는
우리를 정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구석에 몰아넣기 위해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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